진화론 vs 진화론 – 서로의 목을 겨누고 있는 진화론자들의 이야기
2002년 영국의 무신론자 Andrew Brown은 The Darwin Wars 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은 기존에 있던 수많은 진화론 vs 창조론을 다룬것이 아닌 진화론 내에 있는 논란과 비판을 다루고 있습니다.
진화론자들은 다같이 창조론과 맞서 싸우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이론을 부정하고 비판합니다.
책이 담고있는 대표적인 진화론 내의 두 이론은 옥스포드 대학의 리차드 도킨스(Richard Dawkins)를 필두로 하고 있는 ‘점진설’ 즉 ‘신다윈주의 진화론’과 하버드 대학교의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가 이끄는 ‘단속평형설’입니다.
Andrew Brown은 점진설을 따르는 이들을 리차드 도킨스의 이름을 따라 Dawkinsians , 그리고 단속 평형설을 따르는 이들을 스티븐 제이 굴드의 이름을 따서 Gouldian으로 명명하며 흥미롭게 서로의 주장과 비판을 설명해내고 있습니다.
신다윈주의 진화론 vs 단속 평형설
점진설과 단속 평형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대표를 잘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무신론자 리차드 도킨스는 동물 행동학자이자, 진화 생물학자 입니다. 그는 1976년 펴낸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탔고, 이후 지속적으로 진화에 대한 강의와 함께 창조론을 비판하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닐스 엘드리지와 함께 단속 평형설을 이론화시킨 장본인입니다. 특히 굴드는 진화 생물학자이자, 고생물학자 인데, 고생물학은 화석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생물체의 발생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고생물학자들이 진화를 자세히 연구한 결과 진화를 화석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내놓은 이론이 단속 평형설 입니다.
다윈의 시대에는 유전자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진화론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가 화석에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화석을 많이 발굴할 수 없기에 중간 단계에 대한 화석이 없지만, 미래에 화석이 더 많이 발견되면 분명히 진화를 나타내는 연속적인 중간 단계 화석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죠.
다윈주의 진화론을 부정하는 화석 증거
하지만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연구 결과 진화가 일어났다는 증거가 될만한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캄브리아기 대폭발 등을 통해 종간의 단절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즉 스티븐 제이 굴드는 화석 증거를 통해 점진설은 사실일 수 없음을 주장합니다. 그가 내세우는 이론은 점진적으로 진화가 일어난 것이 아닌 약 50,000~100,000년 정도의 급작스런 시간에 진화가 일어났다가 커다란 변화가 없이 긴시간을 보내고 또 짧은 시간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는 화석의 증거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이지만, 신다윈주의 진화론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유전학적으로 이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속 평형설을 부정하는 유전학
리차드 도킨스는 이에 대해 이렇게 반론합니다.
“생물의 복잡성은 한번의 우연으로 발생할수 없습니다. 진화론에 있어서 점진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만약 진화론자가 점진성을 포기한다면 진화론을 창조론보다 더 합리적으로 만드는 유일한 이론을 버리는 것이 됩니다. ”
그리고 스티븐 제이 굴드와 함께 단속 평형설을 발표한 닐스 엘드리지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유전학자와 고생물학자는 서로의 목을 겨누고 있다.” 라는 표현으로 서로의 증거가 상충됨을 얘기합니다.
리차드 도킨스의 멘토 였던 John Maynard Smith 역시 신다윈주의 진영에 서서 단속 평형설을 맹렬하게 비난합니다.
“굴드의 글재주로 인해 비지질학자들로 부터 탁월한 진화 이론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그의 연구 성과를 평가한 진화 생물학자들은 그를 상대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개념을 상실한 자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를 공식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이유는 그 역시 창조론자들에 대항하는 우리의 아군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진화론자들에 대해 얘기를 하면 점진설과 단속평형설이 하나의 진화론으로써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준다는 주장을 폅니다. 하지만 그건 진화론자들의 소망일 뿐이고, 실제로 그 둘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점진적인 진화를 배제할 수 없다
리차드 도킨스는 “불가능의 산” 이란 비유를 통해,
“생물의 복잡성은 도저히 스스로 발생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치 한번의 도약으로는 절대로 오를수 없는 가파른 절벽이 있는 ‘불가능의 산’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산의 뒷편에는 아주 완만한 오솔길이 있습니다. 그 오솔길에는 정상까지 이어진 수많은 작은 계단이 있습니다. 하나 하나의 작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결국 정상까지 다다를수 있게 됩니다.” 라며 ‘점진적인 진화’를 배제하고는 절대로 진화가 설명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오랜시간’ ‘천천히’ 라는 말로 가능할 것만 같았던 점진론 역시 1,000만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50여개가 넘는 새로운 문이 등장한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캄브리아기 지층에 있는 화석들은 아무런 중간 단계가 없는 새로운 종류의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발생함을 증거합니다.
점진적인 진화로도 생물학을 설명할 수 없다
게다가 도킨스가 내세웠던 유전적인 변화 역시 여러 연구를 통해서 가능하지 않음이 드러납니다. 새로운 생물들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단백질들이 ‘새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새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아미노산이 올바른 배열을 해야 합니다. 단백질의 경우 100개에서 많으면 200만개가 넘는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단백질을 만드는데, 평균적으로 300~400개 정도의 아미노산이 연결되어야 단백질이 만들어 집니다. 하지만 아무 아미노산이라고 다 단백질이 되는게 아니라 특정한 배열로 되어 있어야만 단백질이 형성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깨지게 됩니다.
캐임브리지 대학 분자 생물학자인 Doug Axe는 작은 단백질에 속하는 150개의 아미노산으로 연결된 사슬이 단백질로 될 확률이 1077분의 1 이라는 것을 발표했고, 이것에 따르면 확률적으로 1,000만년간 단백질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변이는 1077번 1년에 1066번 1초에 1061번 정도가 발생해야 확률적으로 겨우 하나가 만들어질까 말까 입니다.
무작위의 과정으로는 불가능함을 인지하고 나타난 유신 진화론
그래서 기독교인이던 종교가 없던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이 생겨납니다. Lynn Margulis 같은 범신론적 진화론자들은 리차드 도킨스 등의 신다윈주의자들을 믿음이 좋은 자라고 비판합니다.
“신다윈주의 언어와 개념 구조는 과학적인 실패를 보장합니다. 신다윈주의 내에서는 동물학자들이 제기한 의문을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Gabriel Dover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하며
“진화학은 목적론적 컴퓨터 시뮬레이션, 상상속의 연구나 잘못된 확률 놀음 등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신다윈주의는 눈먼 시계공에 의해 사형 선고를 면케 되어서는 안됩니다.” 라고 비판합니다.
이들은 대자연을 신성시하여, 단순한 우연이 아닌 자연의 섭리에 의해 진화가 일어났음을 주장합니다.
이들은 모두 창조론에 반대하면서도 각자의 진화 이론 외에 다른 이론이 틀렸음을 역시 주장합니다. 하지만 재밋게도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진화론은 사실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유전학적으로 점진적인 변이가 아니고서는 진화는 불가능하며, 실제 일어난 사건을 보여주는 화석 증거는 이 점진적인 진화를 부정합니다. 화석증거에 따르면 진화는 급격하게 일어났기에 화석의 중간형이 발견될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확률적으로 급격한 진화는 유전학적으로 전혀 불가능 합니다. 게다가 점진적으로 천천히 진화했다는 이론 역시 유전학적으로 불가능함이 드러났죠.
그렇다고 진화론자들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려고 하느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어떻게 이런 다양한 생물들이 생겨난 것일까요?
어떤 종류의 진화론도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