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0여년간 장기 대장균 진화 실험을 해오던 리차드 렌스키의 연구팀은 대장균에 의미있는 변화를 관찰하고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합니다. [^1] 이는 곧 진화론 진영의 승리의 아이콘처럼 여겨지게 됩니다.
유명한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책 “지상 최대의 쇼”에서 렌스키의 실험이 진행형 진화를 아름답게 보여준 사례로써 창조론자들에게 특히 거슬리는 연구였다고 표현합니다. [^2] 무신론자 제리 코인도 이를 창조론자들에게 뼈아픈 사실 (Poke in the eye)이라며, 진화를 완전하게 증명한 케이스라고 주장하죠. [^3]
이에 일반 블로거들 역시 대진화가 증명되었다며 창조론자들을 조롱하고, 이를 본 일반인들은 아무 문제의식 없이 진화가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아무도 진짜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리차드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에서 대진화가 증명이 되었습니까?
많은 진화론자들이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이 창조론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어떤 창조론자도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으로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만약 불편해한다면, 진화론자들이 거짓말로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이 진화를 증명했다고 침소봉대를 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분명히 알아두셔야할 점은 과학적으로!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은 진화를 증명함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창조론자들이 얘기하는 다양성의 한계와도 거리가 멉니다. 진화론자들이 이를 통해 창조론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그들이 창조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간단하게나마 창조론측의 주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공통점과 차이점
위의 그림은 창조론이 보여주는 생명 나무 입니다. 진화론이 얘기하는 생명 나무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최초 생명에서 모든 생명이 파생했다는 진화론과는 다르게, 하나님께서 종류대로 모든 것을 창조하셨음을 주장한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 종류가 다양해져서, 지금의 다양한 종을 만들었다고 얘기하는 것 입니다.
즉 창조론자들은 하나님께서 사자와 호랑이 그리고 고양이를 모두 만드신 게 아니라, 그 공통 조상을 만드신 후 사자와 호랑이와 고양이로 분기했다고 생각합니다. 개도 마찬가지로 이 세상의 모든 개를 다 만드신게 아니고, 늑대와 개의 공통 조상을 만드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개체가 복잡하게 되었다는 진화론과는 다른 것 입니다. 오히려 복잡한 개체가 변이를 통해서 단순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 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주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십니다.
리차드 렌스키의 대장균이 진화론을 증명하지 못한 과학적 이유
이제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진화론이 증명 되려면, 두가지가 필요 합니다. 첫째는 최초 생명이 어떤 매커니즘을 통해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게 되었는가? 그 매커니즘에 대한 관찰 사례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로 이를 통해 다양성과 복잡성의 증가를 이룰 수 있었는가?
간단하게 얘기하면 단순한 개체가 어떻게 복잡해 질 수 있었는가? 에 대한 질문에 반드시 답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리차드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이 진화론을 증명하지 못한 이유는 이 두 가지를 보여주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리고 어떻게 리차드 렌스키의 대장균이 진화를 증명에 실패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차드 렌스키는 무엇을 관찰했는가?
우선 리차드 렌스키의 대장균이 어떤 실험이며,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리차드 렌스키 팀은 12개의 시험관에 대장균을 배양하면서 시트르산염과 약간의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공급합니다. 하지만 대장균은 당분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대장균은 원래 산소가 있을 때는 시트르산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동물의 몸 속에 있어야 할 대장균이 그리고 스스로 에너지원을 찾아서 움직여야 하는 대장균이 산소가 풍부한 실험실에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그리고 약 15년 후 31,500 세대 쯤에서, 산소가 있을 때에도 시트르산염을 에너지원으로 섭취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대장균에 어떤 유전 정보 증가가 생겼는가?
옆의 그림은 리차드 렌스키 팀의 논문에 있는 도표 입니다. [^4]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길게 있던 네 개의 유전자가 복사 되었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rnk 유전자가 잘려서 시트르산염을 운반하는 citG 유전자와 붙었다는 것이죠.
즉 가장 우선적인 질문인 새로운 유전 정보 증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보여집니다. 리차드 렌스키 팀도 이를 인정 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그들의 논문을 보시면 이를 두가지로 생각합니다. 유전자 조절 장치나, 단백질 구조의 변화 혹은 둘다!
이게 무슨 말 일까요? 첫번째로 유전자 조절이 안된다는 것 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불을 껐다 켰다 하는 스위치가 고장났다는 것 입니다. 낮이건 밤이건 불을 켜놔야 하는 것 처럼, 산소가 있을때도 시트르산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입니다.
두번째로 단백질의 구조 변화는 시트르산염과 아주 비슷한 타르타르산염을 운반하는 단백질의 구조에 변형이 생겨, 시트르산염도 같이 운반하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것 입니다. 이는 타르타르산염을 위해 만들어진, 특정한 구조의 변형으로 인해 생겨난 현상이라는 것이죠.
창조론자들은 이 논문이 나온 2008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 현상에는 어떠한 유전 정보 증가도 없으며 오히려 유전자 조절 장치에 대한 유전 정보 유실이므로 진화를 증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5]
창조론 측 관점을 인정하는 진화론자의 논문
당연히 진화론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화론자들 사이에서도 관점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옆의 논문은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에 대해 연구하고 평가한 2016년 1월 논문 입니다. [^6] 이 내용을 살펴 보시면, 2008년 부터 창조론자들이 얘기한 그대로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Cit+ 돌연변이는 미생물의 적응 능력에 대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렌스키의 장기간 대장균 실험(LTEE)은 새로운 유전 정보 즉 새로운 기능의 추가로 인한 더 넓은 의미의 진화를 입증하지는 못했습니다.”
“대장균의 적응은 새로운 유전 활동이 아닌 기존에 있던 유전 활동의 조절의 변화로 인해 생겼습니다. …. 이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들은 같은 기능을 유지했지만 단지 조절의 완화로 인한 표현의 확대만을 가져왔습니다. … 이는 종분화가 아닙니다.”
이 논문은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했으며, 이 현상을 단지 원래 대장균이 사는 장소와는 달리 산소가 풍부한 곳에서 사는 대장균이 아무일도 할 필요가 없고, 에너지원이 주어지는 실험관에서의 삶에 적응(adaptation)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위의 논문이 나오자, 캘리포니아 대학의 John Roth 와 Sophie Maisnier-Patin 박사는, 이에 동의하며, 렌스키의 대장균이 겪은 변화에는 재해석이 필요하며, 더 조심스럽게 관찰되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7]
대장균에 있었던 변화는 진화와 관계가 없습니다
창조론자들은 절대로 렌스키의 대장균에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어난 모든 현상이 관찰된 팩트라고 인정합니다.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관찰된 현상이 진화론을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창조론자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진화론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되고 있습니다. 유사 과학이라고 조롱 받으며 진실을 얘기했던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진화론자들의 논문으로 되레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창조론자들과 정확하게 동일한 원리와 논리로 렌스키의 대장균 실험이 진화를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진화론이 사실임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며 진화론자들이 진화론을 증명한 사례로 자랑하고 널리 알렸던 렌스키의 장기간 대장균 실험은 결국 진화론자들이 입증해야 하는 진화와는 관계가 없는 적응의 한 사례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진화론자들이 붙들고 있는 얇은 하나의 썩은 줄 마저도 끊어지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