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저는 ‘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증거‘라는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우종학 교수님은 ‘ ‘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증거라고? – 편집과 왜곡,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는 글로 반박을 시도하셨습니다.
4년 후 우 교수님은 자신의 글에 무언가를 더하시더니, 제가 그 글에 대한 반박글을 쓰자 갑자기 자신의 글을 삭제 (혹은 비공개 전환)해 버렸습니다. 지금 교수님의 글이 쓰여져 있었던 주소에는 아래와 같이 아무 내용도 볼 수가 없습니다.
왜 교수님은 자신의 글을 삭제해야 했을까요?
그 분의 마음을 제가 알 수 없지만 그 분이 4년 지난 글을 삭제해야 했다면 스스로의 글이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는 글임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4년전 쓰신 반박글에는 빅뱅 이론에 대한 자신감으로 증거의 엄밀성이 이미 다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 수정했던 글에는 그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즉 빅뱅 자체에 대해서 과학으로 엄밀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빅뱅 자체에 대해서 과학으로 엄밀하게 설명할 수 없고 저는 그 엄밀하지 않은 증거들을 나열해서 빅뱅이 사실일 수 없다는 글을 쓴 것입니다. 본인이 인정하는 증거의 부족을 나열한 것이 왜 잘못된 것인가요?
본인 스스로 증거가 엄밀하지 않다고 말해놓고 저에겐 과학적인 사실을 왜곡한다고 근거없는 비방을 하셨고, 무엇보다 제가 어떤 과학적인 사실을 왜곡했는지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글을 삭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문학자인 이영욱 연세대 교수님의 인터뷰는 그리고 그 인터뷰의 내용이 4년 전에 쓴 제 글의 한 주장과 일치하는 점은 교수님의 글이 얼마나 조악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우 교수님의 글을 링크하고 가능한 많은 분들이 그 글과 제 글을 읽고 비교해 보시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소위 과학자가 표준 우주론에 대한 반박글을 쓰면서 어떻게 단 하나의 과학적인 반박도 하지 않았는지 의아했고 저의 의아함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교수님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또 다른 너스레로 아무렇지 않은 척 과학적인 증거가 아닌 자신의 명성과 인기를 이용해서 저를 음해하고 비방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저와 토론을 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진정한 과학적 증거와 이성적인 논리 앞에 유신 진화론, 오랜 지구론 등 교수님이 지지하고 전파하는 이론들을 방어할 수 없을 것이며, 저는 본인의 글을 삭제해야 했던 혹은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던 이 상황이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이 글을 삭제하셨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전체 글을 어딘가에 저장해두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는데 감사하게도 paraboLOG라는 블로그에서 그 분의 글을 공유하고 계셨고, 아래 그 글을 공유합니다.
여러분이 이중잣대가 없는 정말로 객관적인 증거와 논리로써만 판단하신다면 두 개의 글 중 누구의 글이 과학적으로 더 우월한지 명확하게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증거라고?
이 글(http://solarcosmos.tistory.com/m/744)은 창조과학회의 글 빅뱅 우주론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증거에 대한 반론임.
표준우주론 -흔히 뱅이론이라고 불리죠-은 물리학과 우주론을 제대로 공부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이 아닙니다. 언론에 나온 기사 몇개 읽고 대중과학서 몇권 읽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비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무시하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젊은지구론을 지지하는 음모론자가 천문학, 지질학, 물리학, 핵물리학, 생명과학을 두루 마스터한 전문가 행세를 하며 많은 글을 써서 대중들을 혹하게 하나 봅니다. 이런 글들은 주의하기 바랍니다.
한번 생각들 해보세요. 얼마나 위대한 분이시길래, 자연과학 전체를 망라해서 과학자들을 거짓말장이라고 판단한답니까. 그정도로 뛰어난 분이면 왜 그러고 있겠어요. 벌써 빅뱅이론을 반박하는 논문 하나써서 노벨상이라도 받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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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증거라고?
— 편집과 왜곡된 글을 생산하는 젊은지구교인들은 그만 잠잠하라.
요 며칠 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증거라는 글이 페북에 떠돌고 있습니다. 이 글의 내용이 사실인가요를 물어보는 페친들도 있고 어느 담벼락에 개제된 그 글을 보고 저를 호출하신 분도 있고 메세지를 보내서 물어보는 분도 있습니다.
일일히 답하는 게 매우 비효율적이라서 제 담벼락에 몇가지 설명합니다. 영상과 기사를 따서 마치 빅뱅이 허구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쓰여진 이 글을 보면 참 노력한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봐야 과학자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고 일반 대중만 헷갈리게 되겠죠. 이런 활동이야 말로 과학을 적대시하는 태도일 뿐만 아니라 기독교 변증에도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1. 이글은 마치 과학자들이 빅뱅이 틀렸다는 증거를 숨기고 있다는 식으로 음모론을 제기합니다. 여기서부터 이 글이 허구임을 파악할 단서가 보입니다. 서두를 따오겠습니다. “빅뱅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설명을 들으면 그럴듯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이 숨기는 것들이 있습니다. ”
과학자들이 뭘 숨긴다는 걸까요? 과학자들은 뭘 숨기지도 않고 일반대중에게 숨길 이유도 없습니다. 표준우주론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내용들, 우주배경복사, 우주팽창, 핵융합, 급팽창이론 등의 장단점이나 증거의 엄밀성 등등은 이미 다 잘 알려진 사실인데 뭘 숨기고 말고 합니까? 숨긴다고 숨겨집니까?
과학자들은 과학자사회에서 토론하고 설득하고 경쟁하는 것이지, 일반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자가 도대체 누구로부터 뭘 숨긴다는 건지. 여기서 부터 음모론의 냄새가 풀풀 나는 것이죠. 아, 정말 그런가? 하는 의심이 생기면서 구미가 당기는 순간, 음모론의 낚시밥에 딱 걸리는 것이죠.
2. 그렇다면 이 글이 말하는 4가지 증거는 그럴듯 할까요? 그럴듯하게 썼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을 침소봉대라고 합니다. 과학은 진행 중입니다.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고 연구 중인 내용이 많죠. 하지만 잘 모르는 어떤 현상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잘 아는 과학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쉽게 예를 들어볼까요? 지동설과 천동설 중에서 우리는 지동설이 맞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턴 이후, 행성들의 운동이 뉴턴역학의 예측과는 약간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동설이 틀린 걸까요? 지동설의 반증이 나타난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한 것이죠. 이것은 일반상대론에 의해서 중력이론이 더 완벽하게 구현되면서 20세기가 되면서 해결이 됩니다.
이 글에서 예로 드는 문제들이 다 그런 식입니다. 화학적 진화의 문제나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나 블랙홀이나 우리가 연구해야 하는 재밌는 현상들이죠. 우리가 아직 잘 모르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과학자들이 연구 중이라는 사실이 도대체 왜 빅뱅이 틀렸다는 증거가 되고, 왜 그것을 과학자들이 숨기고 있다는 건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3. 가장 답답한 것은 빅뱅이라는 말로 도대체 뭘 지칭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빅뱅 자체는 플랑크 타임 스케일 보다 작은 시점이라 과학으로 기술할 수 없는 시점입니다. 마치 우주는 팽창하지만 빅뱅은 없었다는 식의 이해는 근본부터가 잘못된 것이죠. 우주가 팽창한다면 과거의 빅뱅은 피할수 없는 것이죠. 그것은 빅뱅이라는 시점을 우리가 과학으로 기술할 수 있느냐 혹은 없느냐와는 관계없이 필연적 결과인 것입니다. 빅뱅이라는 말 자체는 현재 과학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138억년의 그 시점을 가리킵니다. 그 출발점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빅뱅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죠.
빅뱅의 시점자체가 과학으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표준우주론이 틀렸다고 하는 것은 우주론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과학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증거들과 이론들이 종합적으로 들어맞아야 정설로 자리잡는 것이죠. 표준우주론은 이미 90년대에 정설로 자리잡았습니다. 물론 정설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주론이라는 학문이 다 끝나버렸겠지요.
이 글의 주장은 외계인이 이미 지구를 방문하여 미국을 비롯하여 전세계의 행정부를 장악했고 이를 철저히 숨기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과 비슷합니다. 음모론은 보통 그럴듯한 내용들을 편리하게 편집하고 왜곡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의 주장을 지지하는 시나리오 혹은 근거로 만들어 냅니다.
4. 정말, 빅뱅이 허구라는 증거가 이렇게 강력하다면 왜 과학자들은 이런 내용으로 논문을 쓰고 빅뱅우주론을 무너뜨리지 않는 걸까요? 과학자들끼리 서로 담합해서 자기들만 아는 이런 반증들을 숨기고 쉬쉬하고 있다는 거지요? 거의 외계인음모론 수준이지요.
이런 태도가 바로 창조과학회가 가진 매우 위험한 이원론적 태도입니다. 도대체 과학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하나님이 주신 일반계시의 영역에서 밝혀내는 수많은 과학지식들이야말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드러내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진화론이냐 아니냐는 틀로 이분법적으로 보고 죄다 진화론으로 묶어서 부정해 버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정확한 과학적 증거를 내밀어도 진화론이기 때문에 틀렸다는 한마디로 전세계의 훌륭한 과학자들과 그들의 업적을 쓰레기통에 쳐박는 것입니다.
5. 이런 주장을 하려면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논문을 내고 정말 빅뱅우주론이 틀렸는지 밝히면 될 것을 왜 이렇게 과학도 잘 모르는 대중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과학때문에 힘들어하는 불쌍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프로파간다를 퍼트리는 것일까요? 물론 그 이유가 뻔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이런 글이 허구라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창조과학이 욕을 먹는 이유가 바로 전문가들과 논쟁할 전문성도 없으면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이런 프로파간다를 퍼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거들떠도 안보고 과학에 임하겠지만 대중과학적으로는 참 문제입니다. 이런 창조과학의 활동이야 말로 대중과학의 적이죠.
6. 이 글도 정확하게 전문성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빅뱅우주론이 문제라면 과학자들의 논문들을 인용해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정도일텐데, 방송에서 방송작가가 급팽창이론이라는 말 대신 빅뱅이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식으로 오버해서 표현한 것, 언론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따온 표현 이런 2차적 자료를 가지고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전형적인 창조과학식 주장의 스타일입니다.
7. 저는 이런 글들이 참 걱정입니다. 과학적으로 탄탄한 수많은 과학기사나 내용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젊은지구교인들이 과학을 왜곡하는 내용들은 퍼다 나르고 인용하는 태도들도 무척이나 걱정됩니다.
아마도 이런 왜곡된 내용을 만드는 사람들은 신앙의 열심으로 할 것입니다. 진화론에 물든 과학세계와 그에 헌신한 과학자들을 불신하고 그들이 숨기고 가리고 있는 진실을 찾아 바르게 알리고 퍼트려 기독교신앙을 지키겠다는 열심일 것입니다.
그러나 접근방법이 잘못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기독교의 복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유는, 청년들이 신앙이 흔들려 기독교를 떠나는 이유는 소위 진화론에 물들어서가 아니라 교회에서 자꾸 이런 말도 안되는 프로파간다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과학이 틀렸고 지구가 젊다는 주장을 하기 때문인 것이죠. 즉, 이런 글로 인해 오히려 과학과 신앙이 서로 모순된다고 느끼고 신앙을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누구 책임입니까? 진화론의 책임이라구요. 아닙니다. 젊은지구교 때문입니다.
8. 답답한 노릇입니다. 왜곡된 정보로부터 크리스천들을 건전하게 지켜주는 일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왜곡된 정보는 제발 좀 사라져야 합니다. 제가 창조과학회, 특히 젊은지구교인들을 그저 순수히 볼 수 만은 없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프로파간다 때문입니다.
창조과학회에 바랍니다. 이런 글들은 제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사실관계와 내용을 확인하고 글을 올리기 바랍니다.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창조과학회에서 한 것이 아니라구요? 젊은지구교인이 한 것이라면 창조과학회의 책임도 있는 것입니다. 창조과학회가 건전하게 바뀌기를 저는 간절히 빕니다. 저한테 창조과학회를 비판한다고 뭐라하기보다, 제발 과학의 전문성을 개뿔 취급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