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과학과 종말 과학의 논리적 모순 – 박사무엘의 역설 – 에끌의 오해 12
창조론 연대기 24화의 주요한 내용은 창조 과학자 헨리 모리스가 주장하는 ‘종말’론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우선 저는 이번화를 통하여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을 처음 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종말론에는 제가 동의하는 부분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고, 특히 천년 왕국에서의 동물 제사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자세한 조사를 하기 전까진 그런 신학적 견해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찌되었던 제가 봤을때 헨리 모리스가 생각하는 ‘종말’이 옳으냐 그르냐의 여부는 사실 창조론 연대기가 이끌어 가야할 이야기와 큰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창조론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 종말론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게 관련이 있으려면 작가님은 ‘젊은 지구론’이 필연적으로 잘못된 종말론으로 이끈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 주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만화내에서도 실제로도 그런 연결 고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글을 통해 크게 두가지 논거로 반박하고 싶습니다.
첫번째, 젊은 지구론을 믿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헨리 모리스가 주장하는 ‘종말’을 따라야 하나?
두번째, 다른 창조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헨리 모리스가 주장하는 종말론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본격적인 반론에 앞서 개인적 나눔을 조금 하자면, 한사람의 창조론자로서 제 종말론을 한마디로 말하면 “모르겠다” 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교회를 제대로 나가기 시작했던게 한 10년전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당장이라도 예수님께서 오실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기도 했던 것 같고, 어떤 부분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다소 다급한 종말론에 대한 견해가 누군가에게는 시험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실수를 반복하고 깨달으며 조금씩 조금씩 분별하는 법과 절제하는 법을 훈련받고 있고 지금은 ‘종말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장 앞서는 것 같습니다. 천년왕국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전천년인지 후천년인지, 솔직히 크게 관심이 가지 않고 다만 크리스천으로써 하루 하루 걸어가다보면 하나님께서 제 지경을 넓히시고 신실하게 인도하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헨리 모리스의 글을 거의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한 세미나 영상도 한번도 못봤구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의 종말론 역시 이번에 처음 들어 봤습니다. 그리고 저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젊은 지구론자는 필연적으로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을 받아들여야 합니까?
젊은 지구론자는 항상 세대주의자가 되야 합니까?”
그게 아니라면 창조론 연대기는 이번화에서도 잘못된 논리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며 또 다시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치고 있는 것입니다.
젊은 지구론과 종말론 사이에는 필연적 연결 고리가 없습니다
젊은 지구론자들이 반드시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을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며, 세대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는 제 경우만 봐도 잘 알수있죠.
아이러니하게도 창조론 연대기는 무심결에 저의 의견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열성 젊은 지구론자 박사무엘 역시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에 동의를 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젊은 지구를 믿으면서도 7년 환난, 천년 왕국, 세대주의 종말론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무엘만 그런가요? 6일 창조를 믿은 칼빈도 세대주의와 관계없는 종말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번째 질문입니다. 지금 창조론 연대기에서 사무엘이 비판했던 즉 세대주의자 친구인 유세대가 동의했던 종말론은 젊은 지구론자들외에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들인가요?
지난날 제가 당장이라도 예수님께서 오실 것만 같은 조급한 종말론(?)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을때 혹자는 저를 ‘세대주의자’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세대주의가 뭔지도 몰랐지만 ‘~주의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확정된 종말 신앙을 갖고 있지도 않았는데도 말이죠. 하지만 만약 제가 정말로 세대주의자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젊은 지구와 연결시킬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저는 젊은 지구론자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이는 저에게만 해당되는 예외가 아닙니다. 사무엘은 천년 왕국에 대한 견해가 세대주의 종말론이라고 비판했지만, 대다수의 신학자는 천년 왕국을 인정합니다.
창조론 연대기 12화에서 개혁주의 신학을 정립해온 대가들 ‘찰스 호지’나 ‘벤자민 워필드’는 후천년 주의자 입니다.1 종교 개혁을 일으킨 마틴 루터는 종종 세상은 곧 종결될 것이다!2 라고 언급하고 또 세상은 ‘종말’로 치닫고 있다. 나는 마지막 날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우리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기 전에 마지막 날이 올 것 같다.”3 라고 말했었습니다.
만약 카톨릭에서 루터의 ‘임박한 종말’을 빌미로 그의 개혁 신학이 틀렸으며 개신교는 잘못된 이단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를 그대로 인정하시겠습니까? 만약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과 젊은 지구론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박사무엘의 친구 유세대의 주장들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에스겔의 37~38장의 예언 즉 러시아와 이란, 터키를 중심으로한 중동 국가들의 연합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젊은 지구론자들만 믿는 것일까요?
곡과 마곡의 전쟁에 관심을 갖는 오랜 지구론자 John Ankerberg
오랜 지구론자인 John Ankerberg는 자신의 John Ankerberg Show에서 지속적으로 에스겔 37~38장을 러시아와 중동의 연합을 통한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설명하는 신학자들을 초청하여 여러번 이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4 5 6 7
천년 왕국에서의 동물 제사를 지지하는 오랜 지구론자이자 최고의 히브리어 전문가 Gleason Archer
또 저 역시도 살짝 놀란 천년 왕국에서의 동물 제사는 단순히 세대주의자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히브리어 해석에 최고 권위자이자 역시 오랜 지구론자인 Gleason Archer 도 천년 왕국에서 동물 제사가 있을 것임을 지지합니다. 8 9 저는 개인적으로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동물 제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 나름대로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해석이 저희와 다른 것일 뿐 입니다.
창조론 연대기에서 의도적으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오해를 키우고 있는 부분인데, 그들은 이 동물 제사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부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가 지금도 성찬식을 하는 것처럼 기념이나 후세를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 동물 제사를 드린다고 주장하는 것 입니다.
어쨋든 제 포인트는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은 젊은 지구론자들이라면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성경적 연결 고리를 갖고 있는것도 아니거니와, 오랜 지구론자들도 얼마든지 받아들이고 있는 성경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젊은 지구론’이 반드시 필연적으로 잘못된 종말론으로 귀결된다는 논리적 근거는 만화에서도, 실제로도 찾아볼 수 없으며 그런 연결 고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창조론 연대기는 본질과는 큰 관련이 없는 사안을 억지로 연결시켜 의도적으로 부정적 이미지의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그 허수아비를 내려치며 호도하고 있는 것이죠.
특정한 ‘종말’론을 지지하지 않는 창조 과학 단체 AiG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창조과학 사역으로 유명한 기독교 변증 단체 Answer in Genesis (AiG)의 글10 입니다. 이 글에서 AiG는 자신들이 공식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내에서의 신학적인 논쟁과 그렇지 않은 논쟁 또 그 근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AiG는 특히 Eschatology 즉 종말론과 Covenant vs Dispensational theology (언약 신학 vs 세대 주의 신학)에 대해서는 특정한 관점을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다시 얘기하면 창조 과학을 지지하는 것이 특정한 종말 혹은 신학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한번 저의 논거를 정리합니다.
첫번째,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것과 특정한 종말론을 지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지만 헨리 모리스가 얘기하는 종말론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창조 과학이 반드시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으로 귀결된다는 것은 오해를 넘어선 무지의 소치입니다.
두번째, 오랜 지구론을 지지한다고 헨리 모리스가 주장하는 종말론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지구론자이지만 에스겔 38장의 곡과 마곡 전쟁을 러시아, 이란, 터키를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대결하는 전쟁이라고 해석할 수 있고, 천년 왕국때에 동물 제사가 기념의 형식으로 있을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젊은 지구론과 특별한 종말론, 에끌의 표현을 빌리자면 창조 과학과 종말 과학은 관련이 없으며, 이는 특정한 한 개인의 관점을 일반화시켜 전체를 매도하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 입니다. 에끌은 칼빈과 어거스틴의 창세기 해석를 비롯하여 그 이후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줬듯이, 영향력있는 미디어로써 책임감을 갖지 않고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그들이 비판하는 단체의 입장은 철저히 무시한채 팩트와 관계없이 일방적인 매도를 일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 유신 진화론으로 편향된 결론을 처음부터 정해놓고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내용을 전개해 나가겠다며 창조론을 지지하는 독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유신 진화론이 갖고 있는 신학적 문제
그렇다면 에끌이 그렇게도 옹호하는 유신 진화론에는 신학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유신 진화론자들은 성경이 얘기하는 아담과 이브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예수님의 십자가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인간으로써 어떻게 잘 살 수 있는지, 어떻게 선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즉 그들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유토피아를 만들어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에게 이 세상에 속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외침에도 귀기울이지 않고, 이 세상에 어떻게 유토피아를 이룩할 수 있을까? 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들의 신학은 설득력있고 사람들의 눈에 선하게 보일 수 있지만, 성경에 비추어 보면 이는 마치 평화롭게 인간들이 다 모여서 바벨탑을 지었던 시대처럼 인간의 왜곡된 선악 기준을 통한 하나님에 대한 배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유신 진화론의 수장인 Franscis Collins의 행보입니다. 프랜시스 콜린스는 가장 큰 유신 진화론 단체인 Biologos의 대표이자, 많은 진화론자들에게 존경을 받는 과학자입니다. 그는 현재 미국 국립 보건원 (NIH)의 원장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미국 정부에 인간과 동물 변종에 대한 연구 자금 지원을 막는 법을 없애달라고 제안합니다.
이에 대해 수많은 개신교와 천주교 관계자들이 커다란 윤리적 우려를 표합니다. Rod Dreher 기자는 NIH의 수장이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알려진 프랜시스 콜린스임을 지적하며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조직이 돼지 인간을 허용(embrace)하다”11 라는 기사를 써서 비판합니다.
천주교 신부인 Matthew Schneider 역시 그의 트위터에 ‘동물-인간 변종을 만들고 연구하는 것은 여러가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다… 그럼에도 NIH는 재정 지원을 하려고 한다.’ 라고 비판합니다.
진화론을 믿는 그에게 돼지와 인간은 다를바가 없습니다. 둘 다 어쩌다 우연히 만들어진 존재일 뿐 입니다. 유신 진화론을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과학자들의 호기심에 대한 어떠한 윤리적 문제도 무감각하게 느껴질 것이며, 이는 앞으로 세상이 더 빠르게 타락하는 것에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 입니다.
유신 진화론을 믿으면 필연적으로 십자가를 부인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헨리 모리스의 종말론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며 일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이미 모든 속죄를 이루셨으며 천년 왕국에서 동물 번제가 있을거라고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말론에 대해서는 예수님 초림 이전에 메시아에 대해 엄청난 오해가 있었듯이 어떠한 부분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분명한 한 가지, 절대로 포기할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십자가 보혈의 공로입니다. 유신 진화론을 믿게되면 필연적으로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부정하게 되어 있으며, 성경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도 세상과 다를바가 없어지게 됩니다.
당장 유신 진화론자들이 낙태나 동성애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지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또 그들이 인간 스스로 인간과 동물의 변종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막기는 커녕, 스스로 재정 지원을 요청하여 연구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과 인간의 배아를 죽이는 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파수꾼의 심정으로 나팔을 붑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십시오. 그분의 말씀은 진리입니다.